YunKim's View/투자

[윤킴투자학] 주식부자와 사짜, 그리고 사업가

[윤킴투자학] 주식부자와 사짜, 그리고 사업가

 

얼마 전, ‘**동 주식부자’라며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자가 구속되었다. 허위 정보를 이용해 수백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각종 주식 방송에 출연하면서 증권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이후 블로그, SNS, 케이블, 종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집과 30억 대의 슈퍼카를 공개하는 등 자신의 부를 과시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투자자들을 모은 뒤 가치가 떨어지는 주식을 허위정보로 포장해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이전에도 유료방송을 하는 식의 활동도 하였으나 사건과 관련하여 한정하자면 이 정도 되겠다.

 

주식부자는 사업이나 부동산을 통해 부를 이룬 사람과는 크게 다른 성향을 갖는다. 기본적으로 주식부자는 과시하지 않는다. 검소하다. 대표적으로 워런 버핏은 1958년 3만 1천500달러를 주고 산 집에서 지금까지도 살고 있다. 현재시가는 71만 달러로 많이 오르긴 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면이 크고, 주변의 다른 집들에 비교해보면 저렴한 편이다. 또한 자동차도 10년을 넘게 이용하고, 평소에도 체리코크를 마시며 포커를 즐기는 식으로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주식부자들도 마찬가지로 검소하고, 노출을 꺼리는 편이다. 왜 그럴까? 주식부자는 최소 한번 이상 투자 리스크에 호되게 당해본, 시장의 무서움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자신이 열심히 기업을 분석해서 신중하게 투자했음에도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자신의 자산이 줄어드는 아픔을 겪었다는 얘기다. 경영실패든 환경변화든 투자자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언제든 자신이 돈을 잃을 수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그렇기에 돈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점에서 ‘**동 주식부자’의 행보는 사짜(사기꾼) 혹은 사업가에 가까웠다. 의도를 들여다 보면 사짜일 것이다. 하지만 사업가적인 면모도 강했다. 그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에서 실컷 두들겼으니 여기서는 밝은 면을 살펴보려 한다. 옹호하는 게 아니다.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함이다. 비록 죄인이라 하나 그에게 배워야 할 부분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시(是)를 무시한 채, 비(非)만 짚고 넘어간다면 투자자로서는 자격미달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먼저, 장외주식 거래는 허위정보로 투자자들을 속여 부당하게 이익을 취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가 저지른 행위(중개)는 활용하기에 따라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힘을 합해 좋은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동구매라 보면 되겠다. 돈이 되는 정보는 남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여기서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정보는 나 혼자만 알려고 하는 심리가 있는 건 맞다. 하지만 단순히 좋은 정보를 안다고 해서 돈이 되는 게 아니다. 정보를 활용할 능력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소한 거래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금은 있어야 투자를 하든 말든 할 게 아닌가. 특히 장외주식은 기본 거래단위가 10,000주 이상으로 크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가 매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만약 이때 여러 사람이 자금을 모아 해당 주식 보유자로부터 전량 매입하고, 각자 투입한 자금에 비례하여 주식을 나눠 갖는다면 비상장 주식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win-win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그는 사업가로서 꽤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돈이 많으면서도 투자지식이 부족한’ 계층을 타겟으로 정해 집중적으로 잘 공략했고, 상품증정 이벤트를 자주 열면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흙수저’ 출신으로 크고 작은 실패를 겪었음에도 이를 극복하여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눈물겨운 스토리까지 넣으면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심어주었다. 콘텐츠는 어떠한가? 질은 다소 낮았으나 쉽고 재미있게 작성함으로써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를 갖고 읽도록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 또한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자신이 직접 코딩을 배워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함으로써 시장 개척자적인 면모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 정도 감각과 열의라면 사업가로서의 자질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의도가 좋지 못하여 스스로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소가 물을 마시면 젖(우유)이 되고,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된다.
- 화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