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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Kim's View/이런 얘기 저런 얘기

김유정 무대인사 동영상을 보며..

by Yun Kim 2016. 12. 30.

김유정 무대인사 동영상을 보며..

 

며칠 전 김유정 양에 대한 안타까운 기사가 올라왔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시사회에서 다른 출연진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관객 앞에서) 짝다리를 짚고, 손톱을 매만지는 등의 행동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 하단부에는 관련 ‘움짤’도 있었다. 그런데 2-3번 보고나니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논란 행동만 반복적으로 보여줘서 누가 봐도 악의적으로 편집한 티가 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반응이나 보자는 생각에 무심코 댓글을 읽었다가 예상 외로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뤄서 놀랐다. 게다가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김유정 양을 변호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었다. 나는 상황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찾아 시청해봤다.

 

 

영상 속에서의 그녀는 항상 밝은 미소에 반듯한 자세를 유지했다. 끝날 때는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간을 길게 늘여놓고 보니 태도는 오히려 다른 배우들보다 더 좋아 보였다. 자극적으로 편집한 16초 분량의 영상만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전체 흐름을 놓고 보면 나는 이마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괜찮게 받아들였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태도는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중요해서 누군가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면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게다가 김유정 양이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입장에 있는 배우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조금 더 조심히 행동하도록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사실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우리가 이 논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내가 아는 한, 김유정 양은 평소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이다. 이런 배우가 인성 문제로 논란이 되었다면 임의로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전후 사정부터 살펴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고작 몇 줄의 글과 3초 남짓한 ‘움짤’만을 접하고서 말이다. 안티의 끄적거림이 기자의 펜(키보드)을 거쳐 기사가 되고, 움짤이 논란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자 사람들은 내용에 타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인성이 가볍게 규정되어버렸다.

 

 

사람이 모든 순간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상황일 때 조금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풀어지는 순간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풀어지는 그 찰나의 순간이 사진이나 영상에 담겨 한 사람의 인성으로까지 규정되어버린다면 버텨낼 수 있는 자 누가인가. 카메라와 SNS가 활성화된 이상 우리는 모두가 김유정이 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시기나 질투, 원한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쉽게 벌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판단 방식을 달리 하지 않는다면 ‘마녀사냥’은 계속 일어날 것이고 다음 피해자는 나 혹은 당신일 수 있다.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 ‘배를 타다.’, ‘배를 먹다.’, ‘배가 고프다.’ 등 상황이나 맥락이 더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안티가 만든 움짤이나 인터넷에서 퍼온 기사처럼 편집된 결과물은 그 사람에 대해 온전하게 표현해주지 못한다. 최소한 태도를 논하려면 해당 모임 전체를 봐야 하고, 인성을 논하려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사람의 행동에 ‘시간’이 더해질 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조금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영상 : 161219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시사회 무대인사 - 김유정 직캠 [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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