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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전자공시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by Yun Kim 2016. 3. 28.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전환사채(CB)와 같이 기본적으로는 ‘채권’이지만 ‘주식’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는 사채이다. BW와 CB는 워런트 분리가 가능한지 여부로 구분할 수 있다. BW는 사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분리해서 거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채권자는 채권은 그대로 둔 채로 신주인수권에 대한 워런트만 분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다. 물론 워런트만 보유하고 사채권을 팔아도 된다. 반면 CB는 사채권과 주식전환권을 분리할 수 없다. 사채금액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순간 사채권은 사라지게 된다.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신주 발행을 요구할 때는 신주 대금을 따로 내야 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신주인수권을 사채권으로 대신 납부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단, 워런트만 매입한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때는 대신 납부할 사채가 없으므로 신주 대금을 따로 내야 한다.

 

발행회사는 회사채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신주인수권)도 붙어 있다 보니 회사채 투자자를 모집하기에 수월하고, 일반사채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채권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신주인수대금을 납부하면서 추가로 자금이 유입된다는 이점도 있다(기존 사채는 그대로 남아있음).

 

채권자는 채권의 안정성(이자소득)과 주식의 수익성(자본소득)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일반 사채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이자를 받으면서 만기에 사채금액을 상환 받는다. 또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기업 측에 신주 발행을 요구하여 계약상 미리 정해두었던 가격으로 신주를 싸게 배정받을 수 있다. 게다가 보통의 경우에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도 사채권이 채권자에게 그대로 남아서 이자율이 높은 사채일수록 유리하다.

 

 

- 전자공시. 130314 삼익악기 주요사항보고서(신주인수권부사채권발행결정)

 

- 전자공시. 130314 삼익악기 주요사항보고서(신주인수권부사채권발행결정)

 

- 전자공시. 140424 삼익악기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

 

2014년 4월, 김민수 삼익악기(002450) 사장은 중소기업은행의 일자리창출펀드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권(워런트) 443만 3,333주를 2억6,600만 원(주당 60원)에 사들였다. 김민수 사장은 김종섭(삼익악기 오너)스페코 회장의 아들이자 삼익악기 지분 2.38%를 갖고 있던 주요주주다. 그런 그가 이번에 워런트를 사들여서 보유지분이 7.66%로 크게 늘었다.

 

이번에 매입한 워런트는 2013년 3월 삼익악기가 기업은행의 일자리창출펀드와 산은캐피탈로부터 2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면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부여되어 있던 것이다. 일자리창출펀드는 88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이번에 절반(443만주)을 매각하였다.

 

여기서 눈 여겨 볼 점은 일자리창출펀드가 워런트를 매각한 시점이다. 삼익악기의 매각일(2014년 4월 24일) 종가는 주당 2,770원이었다. 일자리창출펀드가 보유한 워런트는 행사가액이 1,500원이었기에 직접 행사하면 약 56억 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도 수익을 포기하고 헐값에 워런트를 넘긴 것이다.


 

한편 2013년 8월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2013년 9월부터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금지했었다. 기업에서 BW를 발행하면 대주주가 채권자로부터 워런트만 저가에 매수하여 지분율을 늘리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4년 11월에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공모BW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2015년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결되면서 8월부터 공모BW에 한하여 분리형BW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공모 분리형 BW는 채권 투자자도 다수이고, 워런트는 시장에 상장되어 시장논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대주주 지분율 강화하는 식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적어서다.

 

참고로 ‘공모’는 기업에서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자금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사모’는 기업에서 특정한 사람이나 기관 등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