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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 이준호 회장 지분 확대

NHN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 이준호 회장 지분 확대

 

보통 유상증자는 사업 확대나 재무구조 개선 등의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2015년 1월 7일, NHN엔터테인먼트는 3,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간편결제 사업 진출, NHN 플레이아트에 대한 1~2차 출자, 은행차입금 상환, 인터넷데이터센터 건설, NHN엔터테인먼트 USA 출자, 게임콘텐츠 개발, 마케팅, 게임펀드 출자 등 8개 부문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NHN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의문스러웠다. 자금조달 목적은 납득하기 어려웠고, 할인율은 낮았으며 증자비율은 높았던 것이다. 먼저 자금조달 목적은 앞서 언급했듯 8가지나 되어 선택과 집중과는 거리가 있고, 간편결제 사업 진출이나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외하면 불분명하게 명시했다. 게다가 316억 원은 은행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했지만 발행가 조정이나 실권주 발생과 같은 사유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에는 자체 자금이나 은행 차입으로 조달할 수도 있다는 모순을 보이기도 했다.

 

- 전자공시. 150107 NHN엔터테인먼트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다음으로 NHN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 발행가 할인율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DGB금융지주(15%), 대한항공(20%), 현대상선(25%), 티이씨코(30%) 등에 비해서도 낮았다. 반면 주가는 91,400원으로 2달 전(65,900원)에 비해 39%가량 상승해 있었다. 주주들은 신주발행가액을 비싸게 느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높아진 주가와 다르게 시장에서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2014년 4분기에 영업이익 31억 원, 당기순이익 216억 원 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1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2015년 1분기에는 적자 전환).

 

- 전자공시. 150316 NHN엔터테인먼트 [정정]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또 주주 보유주식 1주당 신주 0.29712033주를 배정하여 기존 주식 수의 30% 가량을 증자했다. 만약 100주를 가진 주주라면 약 30주를 청약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비용부담으로 다가온다. 발행가액은 높고, 증자비율이 높아 투입해야 할 자금은 많은데 미래는 불투명하다? 가뜩이나 유상증자는 시장에서 ‘악재’로 여겨지는데 이런 요인들까지 더해지니 청약 의지는 더욱 꺾이게 되었다. 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발표 당시 91,400원이던 주가는 1개월 정도 지난 2월 5일에는 71,000원까지 떨어졌고, 1차발행가격도 영향을 받아 처음(79,200원)에 비해 21.6% 낮아진 6만2,100원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NHN엔터테인먼트는 처음 목표액인 3,485억 원보다 750억 가량 적은 2,730억 원을 조달하게 되었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명백한 실패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이준호 회장의 지분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직전인 2014년 12월, 이준호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측의 NHN엔터테인먼트 지분은 20.75%에 불과했다. 20%를 적은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분구조에 따라서는 경영권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비중이기도 했다. 특히 NHN엔터테인먼트는 웹젠(당시 보유 지분가치는 약 3,000억 원)을 비롯한 수많은 알짜 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음에도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어서 M&A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따라서 이준호 회장도 지분 확대를 노릴 거라는 얘기가 많았다.

 

- 전자공시. 150317 NHN엔터테인먼트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

 


- 전자공시. 160201 NHN엔터테인먼트 [정정]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

 

실제로 이준호 회장은 오랫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온 전례가 있다. 기업분할 당시에는 3%대에 불과했지만 네이버, 이해진 의장으로부터 NHN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게다가 자신이 100%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 ‘제이엘씨(주)’를 통해서도 지분매입을 계속했다. 유상증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란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재밌는 건, 유상증자를 계기로 경영권 강화의 기틀을 확실하게 다졌다는 점이다. 보통 주식을 살 때는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또한 신주인수권이 낮은 가격에 풀리고, 사람들이 청약을 포기하여 실권주가 많이 발생할수록 좋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감소하면서 자신의 지분율은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모든 상황은 매수자에 유리한 쪽으로 맞물렸고, 이준호 회장 소유의 제이엘씨(주)는 많은 주식을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었다.

 


- 전자공시. 141201 NHN엔터테인먼트 [정정]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

 

- 전자공시. 160614 NHN엔터테인먼트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

 

당사자가 아닌 까닭에 유상증자의 이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들만 언급하자면 이렇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유상증자가 실패한 영향 때문인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웹젠 주식 1,000억 원어치를 장내 매각했고, 나중에는 중국 아워팜에 전량 매각하였다. 이로 인해 웹젠은 NHN엔터테인먼트, 김병관 의장 투톱에서 김병관 의장 원톱 체제가 되었다. 한편 이준호 회장은 최근까지도 제이엘씨와 새로 설립한 제이엘씨파트너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그 결과, 20.75%였던 이준호 회장 측의 지분은 36.23%까지 늘어났다(2016년 6월 기준, 특수관계인 제외).

 

 

관련 글 : 유상증자(capital increase with consideration)

http://www.yunkim.net/7

 

관련 글 : 지분공시(지분변동) -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

http://www.yunkim.net/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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